'OECD 60% 도입' 물가연동세제…"면세자부터 줄여야" 비판도

입력 2024-02-13 15:14   수정 2024-02-13 15:19

더불어민주당이 4월 총선 공약으로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검토하는 가운데 해외 선진국에선 10개국 중 6개국꼴로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한국은 GDP 대비 소득세수 규모가 턱없이 적은 편인 만큼 해외와 단순히 비교해선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득세 물가연동제', OECD 38개국 中 최소 22개국 운영

민주당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원회의장은 13일 원내 대책 회의에서 “전체 세수에서 월급쟁이들이 내는 근로소득세 수입 비중이 지난해 17.2%로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부자 감세 여파를 월급쟁이들이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소득세 물가연동제와 관련한 입장도 내놨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윤석열 정권에서 부자들에게 감세를 해줬는데, 샐러리맨이나 월급쟁이의 소득세를 더 거뒀다”며 “샐러리맨들은 소비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는데, 근로소득세를 물가에 연동시켜 실질적인 어떤 소득을 보전해 줄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는 국내에서 생소할 뿐 해외에선 널리 활용되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2022년 10월 발표한 ‘주요국의 소득세 물가연동제 비교연구’를 보면 그해 7월 기준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22개국(57.9%) 이상이 과세표준 구간이나 각종 공제제도 중 하나라도 물가에 연동시키는 제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도입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프랑스, 덴마크 등이다. 구체적인 도입 범위와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다. 멕시코와 뉴질랜드는 가족지원세액공제 등 공제 기준만 물가에 연동하고 세율구간은 연동하지 않고 있다. 캐나다는 매년 물가 변동을 온전히 반영하는 ‘완전 연동 소득세제’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국 가운데 물가 연동형 소득세를 가장 먼저 시작한 국가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1969년에 가장 먼저 제도를 도입했다. 이어 캐나다(1973년)와 영국(1977년), 미국(1981년)이 물가상승에 따라 탄력적으로 소득세제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제도 도입 당시 물가상승률은 영국이 15.8%, 미국이 10.3%, 캐나다 7.5%, 프랑스 6.0%였다.
한국, GDP 대비 소득세수 비율 최하위권...면세자부터 줄여야 지적도
단 해외 주요국들이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도입했다는 이유로 한국도 섣불리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가와 관계없이 소득세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국가는 독일과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등이다.

이들 중엔 물가연동제를 도입했다 폐지한 곳도 많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1988년 물가연동제 도입을 검토하다 세수 감소가 크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영국은 2018년 자본이득세에 대한 물가연동제만 부분적으로 폐지했다. 호주도 1976년 물가 연동형 소득세제를 도입했다 5년만인 1981년 폐지했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는 면세자 비중을 줄이고 세원 범위를 넓히는 작업과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애당초 ‘소득세’를 많이 걷는 나라가 아니어서다. 한국의 GDP 대비 소득세수 비율은 2020년 기준 5.3%로, OECD 평균(8.3%)에 한참 뒤떨어진다. 한국보다 비율이 낮은 국가는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 칠레 등이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